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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정보

필립스 곡선과 피셔 효과, 예시로 풀어보는 경제 이야기

by 매일스쿱 2025. 4. 30.

필립스곡선 피셔효과 관련 이미지

 

경제 뉴스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들, '필립스 곡선', '피셔 효과'. 듣기만 해도 머리가 복잡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두 개념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마치 망원경과 현미경처럼, 거시경제의 큰 흐름과 미시 경제의 디테일을 동시에 보여주는 창과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었던 경험들을 녹여, 필립스 곡선과 피셔 효과를 최대한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물가, 금리, 일자리, 투자 등 우리 삶의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 두 가지 경제 이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일자리와 물가의 숨바꼭질, 필립스 곡선

1958년, 영국의 경제학자 앨번 윌리엄 필립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업률이 낮아질수록 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었죠. 마치 시소처럼, 한쪽이 내려가면 다른 쪽이 올라가는 관계였습니다. 이를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 바로 '필립스 곡선'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필립스 곡선은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설명하는 도구를 넘어,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의 역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제 이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경기가 활성화되어 일자리가 늘어나면, 사람들은 더 많이 소비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수요가 증가하니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오르는 거죠.

 

✅ 필립스 곡선과 투자 경험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이후 주식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쳤고, 금리를 인하하여 시중에 돈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지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소액의 주식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물가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라면 한 봉지 가격이 오르고, 짜장면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이게 바로 필립스 곡선이구나'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필립스 곡선의 함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자, '묻지 마 투자'를 감행했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주식 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효과를 잃으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도 폭락한 것이죠.

 

돌이켜보면, 당시 저는 필립스 곡선이 보여주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물가가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결국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간과했습니다.

 

 

 

2. 돈의 진짜 가치를 꿰뚫어 보는 눈, 피셔 효과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피셔 효과'라는 이론을 통해 명목이자율, 실질이자율, 물가상승률 간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물가가 오르면 명목이자율도 함께 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이자율도 올라야 실질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거죠. ·명목금리 = 실질금리 + 기대 인플레이션율  피셔 효과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이자율이 높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물가를 고려한 실질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안경처럼, 눈에 보이는 명목적인 숫자가 아닌, 실질적인 가치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 피셔 효과와 부동산 투자

 

2010년대 초반,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제 지인도 그 대열에 합류하여 서울 변두리에 있는 아파트를 구매했습니다. 당시 은행 금리는 매우 낮았지만,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끌'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제 지인 역시 낮은 금리에 현혹되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연준 (Federal Reserve System)이 양적 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었죠.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겁니다. 결국 아파트를 팔고 빚을 갚는 데 모든 돈을 써야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제 지인은 피셔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금리가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금리를 따져봐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거죠. 또한,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한 겁니다.

 

 

 

3. 필립스 곡선과 피셔 효과 

✅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예외: 필립스 곡선의 배신

 

필립스 곡선은 항상 우하향하는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1970년대 오일 쇼크처럼,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필립스 곡선이 우상향 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기존의 안정적인 역 상관관계가 깨진 특수한 경우로, 경제학자들은 이를 '필립스 곡선의 이동'이라고 부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공급 측면의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기업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동시에 기업의 생산 활동이 위축되면서 실업률도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이처럼 필립스 곡선은 경제 상황에 따라 그 형태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중앙은행의 고민: 피셔 효과와 금리 정책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피셔 효과를 중요한 고려 요소로 삼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동시에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투자자나 소비자 입장에서도 실질 가치를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은 이자율만 보고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필립스 곡선과 피셔 효과는 추상적인 경제 이론이 아니라,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실용적인 도구입니다. 물가, 금리, 일자리 문제는 우리의 소비, 투자, 저축 등 모든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두 이론을 이해하면, 경제 뉴스나 정책을 더 깊이 있게 해석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마치 나침반처럼, 복잡한 경제 환경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겁니다.

경제를 이해하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필립스 곡선과 피셔 효과를 통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 더 현명한 경제 주체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